오랫동안 삼국지5를 즐겨왔습니다만, 저는 그 요인들 중에서도 군주의 야망이 미치는 효과가 꽤나 클 것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야망이 낮은 군주는 항복하지만 야망이 높은 - 조조같은 - 군주는 항복을 안 할 것이다 라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얼마전에 간만에 삼5 를 다시 즐겼는데, 거기서 조조를 항복시켜 봤습니다. 그래서 이제껏 제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그때의 과정들을 참고삼아 쉽고 재미나게 적을 항복시키는 방법을 글로 옮겨 봤습니다. 196년 시나리오, 군주는 여포입니다.
206 년 02월
조조는 허창 하나만 남은 상태. 사방을 여포에게 포위 당했다.
현재 병력은 조조가 20000, 조인 13500, 조창이 그 나머지를 거느리고 있다.
벼랑 끝에 몰렸어도 장수가 17명 (조조계통의 인재들) 이나 있고 오랜동안의 근거지여서 그런지 민충도 96이다.
반면 조조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 놓은 여포의 현 상태는
병력은 캡쳐를 못 했지만, 대충 백만명은 될 것 같다.
일단은 조조의 병력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이다.
병력을 줄이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매복이다. 물론 적 군주가 신참에게도 인심 좋게 병력 나누어 주기를 기대하려면 쓸만한 장수를 매복시켜야 한다. 특히나 조조의 휘하에는 인재들이 득실거리므로 더 그렇다.
매복으로 써먹기 좋은 장수중에 하나가 여몽이다. 무력이 높은데다 군사이므로 조조가 현재 조인이 가지고 있는 병력을 여몽에게 줄 가능성이 높다. 군사여서 또 한가지 좋은 점은, 전장에서 배반을 시키면 거느리고 있던 병력을 몽땅 가지고 온다는 것이다. 즉, 조조가 여몽에게 2만명을 줬다면 배반을 하면 2만명 다 데리고 우리 편에 붙는다.
하지만 일반 장수라면 배반을 하면 병력이 무조건 8천명으로 줄어든다. 매복을 시키면 당연히 아군 장군직이 없어지므로, 장군직 없이 지휘할 수 있는 최대 병력이 8천명이기 때문에 그런가 싶다.
실제로 이전에 마등을 항복시킬 때는 여몽을 써 먹었었다. 하지만 조조 밑에 우수한 모사들이 많아서 그런지 매복은 실패다. 할 수 없이 다른 장수들을 매복 시키고자 했으나 가능한 장수들이 모두 조인보다 무력이 낮은 일반 장수들이라 별 수 없이 매복은 패스.
매복이 안 되므로 두 번째 방법을 쓴다. 여포와 자하선인만 데리고 허창으로 쳐들어 갔다. 여포는 태평 요술서를 갖고 있으므로 '요술' 이 가능하고 자하선인은 기본으로 '환술' 이 된다.
요술과 환술로 번갈아가며 마치 템플러가 번개 지지듯이 지져댓다. 요술이나 환술이 일반 공격보다 특히 좋은 점은 적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아군 병력에 손해 없다는 것도 장점. 이렇게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면 가만히 냅둬도 탈영으로 인해 병력이 팍팍 준다.
한 판 싸움에 적군을 3만명이나 줄여놨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병력보다 사기다. 조창은 병력이 적어 환술을 한 번만 당했기 때문에 아쉽게도 사기를 별로 못 줄였지만 조조와 조인의 사기는 거의 '제로' 수준.
이제 아무 장수나 하나만 데리고 허창으로 쳐들어 가도 된다. 가서 30일 동안 느긋이 턴만 넘기고 있으면 적군은 다 탈영해 버린다. 이 때는 병력이 3명만 남으니 더 이상 탈영하지 않더라. 다음은 2번째 전투가 끝난 상황이다.
조창만 아니었으면 병력 9명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환상적으로 줄어드는 병력 수도 그렇지만 민충도 13이나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전쟁가서 30턴을 다 쓰니 민충이 크게 감소한다.
이제 병력이 보잘 것 없어졌으므로 항복을 권유한다. 그 전에 적대심이 100이므로 진상을 해서 적대를 '0' 으로 만들어 두는 게 좋다. 여기까지 오면 왠만한 군주는 다 항복한다. 근데... 역시 조조는 항복하지 않더라.
여기서는 휘하 장수가 많은 것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엔 조조의 휘하 장수들을 꼬시는 작전에 들어간다.
206년 04월
사마휘나 좌자 같은 놀기만 하는 도사 녀석들을 모조리 등용해서 계략 담당관으로 임명했다. 추가로 휘하에 지력 80이상인 대부분의 장수들 - 조운, 관우, 장료 같은 무장들 포함 - 까지도 계략 담당관으로 임명해서 허창에 풍문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계략 담당관이 넘쳐나는 데다 명성이 1000이라 명령수가 10개므로 민충 줄이는 거 금방이다.
206년 05월
위에도 언급했지만 쳐들어 가서 30턴 다 쓰고 나오는 것도 민충이 6이상씩 막 떨어지므로 효과 만점이다.
확실하진 않지만 민충이 50이하가 되면서부터는 풍문을 하면 [떠도는 소문에 **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와 같이 특정 장수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는다. 게다가 민충이 1~2씩 쪼맨하게 떨어지지 않고 적어도 3 이상씩 우수수 떨어진다. 그리고 풍문을 갔다가 온 장수들이 보고하는 멘트 중에서 [조조의 나쁜 소문이 성 밖으로 퍼져서 덕망을 잃고 있습니다] & [성 밖에서는 배신자 조조의 소문이 퍼지고...] 를 제외한 모든 멘트들은 민충성도와 장수의 충성도를 동시에 떨어뜨린다. 장수들의 충성도도 1~2 씩 떨어지는 게 아니라 많게는 6이나 떨어진다.
206년 10월 조인 등용
206년 11월 순욱 등용
207년 02월 곽가 등용 민충이 0 이 되니 여포가 풍문내도 성공한다.
207년 03월 마침내 허창에는 조조 사부자만 남았다.
그 사이에 모병 한 번 했는지 병력이 조금 늘었네.. 하지만 문제될 건 없다. 이제 다시 진상을 통해 적대를 줄여야 겠는데 그 전에 한가지 할 일이 있다. 바로 도사 놈들의 보물을 먹는것.
도사들은 수하에 있더라도 보물을 몰수 할 수 없다. 도사들의 보물을 먹으려면 방법은 한 가지.. 도사를 포로로 잡는 방법 뿐이다. 수하의 도사 녀석들한테 병력 1명 씩만 주어 허창으로 쳐들어가서 몽땅 조조에게 사로잡히게 한다. 이 방법의 주의할 점은 적장이 환술과 요술을 부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처럼 한 턴에 전멸 시킬 수 있도록 적국의 병력이 거의 없을 때 써 먹어야 한다.
이제 금 10000 을 연이어 세 번 진상해서 적대 0을 만들어 준뒤 협박했더니 성공이다.
이제까지 상황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① 사방을 포위당한 사면초가 상태
② 병력도 없고
③ 민심이 완전히 이반해버려 반란이 밥 먹듯이 일어나는 데다
④ 믿을 만한 수하 장수도 없고
⑤ 여포에 대해서는 호감을 가지고 있음 (적대감 0)
이렇게 까지 되면은 야망이 아무리 큰들, 근거라고는 허창 하나 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 사람이라 철썩같이 믿고 있던 장수들의 '이적' 으로 인한 극도의 배신감과, 사나워지는 민심 거듭돼는 반란에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렸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아무리 포부가 큰 영웅이라도 이쯤되면 모든 걸 포기하고 싶지 않을까... 이러니 [모두들 미안하네. 이 조조, 싸움에 지쳤네] 라는 소리를 하는 거라 생각된다.